공지사항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실버푸드‧대체육‧바이오’를 주력사업으로 낙점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 ESG경영 확산, 친환경 소비 트렌드 등을 고려해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운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실버‧케어푸드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평가받자, 다년간 쌓아온 역량을 기반한 관련 브랜드 및 전문 자회사 신설에 나섰다.

아워홈은 케어푸드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 대상 식품 연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턴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과 협업해 시니어 대상 ‘디지털 케어푸드’ 사업을 본격화했다. 시니어를 위한 식품 및 치매 예방 등 건강관리 콘텐츠 연구 개발과 함께 B2C, B2B 및 B2G(정부 간 거래) 등 각 시장 공략을 위한 연계 마케팅을 공동 추진한다. 고령화 대상 영양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별 건강 상태, 식습관 등을 고려한 맞춤 식단을 설계해 디지털과 결합한 케어푸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고객 데이터 기반의 ‘시니어 토탈 케어 솔루션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노인요양시설 전문 ERP 서비스인 ‘엔젤시스템’를 운영하는 ‘유니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니어 맞춤형 영양 식단을 제공한다. 인공지능 케어 로봇 개발 기업 등 데이터 기반 IT기업과의 네트워크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hy는 건강식 브랜드 ‘잇츠온 케어온’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기존 시니어 균형식 라인업에 기능성 원료 기반 신제품을 더해 성장세인 케어푸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프레시매니저(방문판매조직) 운영을 통해 구축한 ‘개인 맞춤형 소규모 신선배송’ 경쟁력도 접목시켰다. 케어푸드는 시니어층이 주고객인 만큼 제품 기능성과 섭취편의성은 물론 배송도 중요하다. 자녀가 제품을 주문하면 부모님 자택, 병원, 요양시설 등에 제품을 전달하고, 안부도 확인해주는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ESG경영이 지속가능경영의 필수 지표로 떠오른 글로벌 기조 속, 소비자들의 동물복지‧친환경 관련 인식이 선진화되며 식물성대체식품도 단순 구색 맞추기가 아닌 필수 카테고리로 떠올랐다.

매일유업은 기존 유가공이 이끌던 수익구조를 식물성 음료로 전환하고 있다. ‘어메이징 오트’는 100% 핀란드 청정 지역 재배 귀리만을 사용했으며, 원료를 비롯해 성분 개발과정, 생산공정 등 모든 과정이 비건을 충족해야 인증받을 수 있는 ‘비건 인증’도 받았다. 귀리는 타 곡물에 비해 관리가 덜 까다롭고, 생산 비용이 저렴해 이를 활용한 제품군의 수익성 호조가 기대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식물성 단백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고단백 원물인 콩에 대한 기술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해 대체육뿐만 아니라 단백질을 강화한 라면, 밥, 과자, 두부나 팔라펠처럼 고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단백질 HMR 등 다양한 식품 개발에 집중한다.

바이오는 기존 주력 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낮은 단가의 식품보다 수익성이 큰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대상웰라이프는 ‘유투바이오’와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집단) 분석을 연계한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에 나섰다. 유투바이오가 올해 초 론칭한 장내 미생물 검사 서비스 ‘유투바이옴’은 집에서 간편하게 장내 미생물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른 맞춤 유산균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장내 미생물 검사를 활용한 질병의 선제적 예방 및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효과적인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단 방침이다.

삼양그룹은 화이트바이오 분야에서 선구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화이트바이오 소재인 ‘이소소르비드’ 공장을 국내 최초 준공했다. 이소소르비드는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한 소재로, 석유에서 추출하는 기존 화학 소재를 대체해 플라스틱, 도료 등의 생산에 쓰인다. 울산 스페셜티 전용 공장에서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프락토올리고당 등을 생산 중이다. 다양한 글로벌 인증, 전시회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글로벌 테크센터, 거점 등을 설립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식품사들은 그간 쌓아온 연구 역량과 브랜드 파워 등을 기반으로 미래고부가가치 신수종 사업에 진출을 늘리고 있다”며 “신사업 육성의 전제 조건으로 기존 주력 분야와의 시너지를 꼽을 수 있는데, 이는 고품질 상품‧서비스 확대로 이어져 소비자 편의 증대를 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